요즘 윤성이랑 석이랑 매일 감기약을 먹는다.
석이에게 처음 약 먹일때는 다 흘리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이젠 요령이 생겼다.
아직 발달이 덜되었기 때문에 입에 뭘 넣어주면 혀로 밀어내는 반사작용이 나타나는데..
숟가락으로 혀를 꾹 누르면서 먹이면 아주 잘 먹는다.
어머님이 가르쳐 주셨는데...내가 소아치료를 하기 때문에 사실 당연히 알고 있었어야 했다.
이럴땐 경험에서 나온 지혜가 내가 배운 지식보다 훨씬 위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꼭 실전에선 배워도 써먹지를 못한다니까...
근데 요즘 약이 쓰다는 걸 알았는지 쪼끄만 녀석이 약병만 보면 난리를 친다.
약먹이는 요령이 생길만 하니까 석이가 안먹으려고 몸을 비틀어대서...
또 줄줄 흘려버렸다.
석이에 비해 윤성이는 약을 아주 잘 먹는다.
아주 어렸을때부터 입원을 자주 했던터라 약먹는거에 한해서는 베테랑이다.
약먹자..하면 벌써 와서 입을 쩍 벌리는 윤성이.
가끔 심통나면 안먹으려고 도망가곤 하지만 기분좋으면 아주 쓴약도 잘 먹는다.
석이가 약먹는 것도 뺏어먹으려고 할 정도다.
전에 석이 약먹이려고 뚜껑을 열어놨었는데 잠시 한눈판 사이 사라졌길래 찾아보니..
윤성이가 한쪽 구석에서 그 약을 쪽쪽 빨아먹고 있었다.
얼마나 황당하던지...
그래도 감기때문에 너무 고생하는데 약이라도 잘 받아먹어서 다행이다.
그거 안 먹으려고 뻗대면 그것도 스트레슨데...
빨랑 날이 따뜻해지고 아이들 감기도 떨어져서..
얼른 감기랑 안녕~하는 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