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체해부

Posted by Wonjun Jang Jacky의 관심사 : 2004. 8. 16. 22:34
토요일, 일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6시까지 교육이 있었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해부학 교육...ㅋㅋ..
실습으로 직접 카데바를 해부할 수 있다고 해서 꼭 듣고 싶었던 교육이라..
간도 크다고 고개를 젓는 우리 관장님을 열심히 설득해서 갈 수 있었다.

강의 자체는 사실 학부때 배웠던 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더 기초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습은...휴우...끝내줬다.
병원 지하 4층으로 가자 실습실이 있었는데...
강한 포르말린 냄새와 함께...카데바들이 주욱 늘어서 있었다.
흰색 비닐과 갈색 가죽이 쌓인채로 늘어서있는 카데바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흥분과 긴장 속에 비닐을 벗겨내자 드디어 카데바등장!
흠...생각보다는 그리 끔찍하지는 않았다.
오래되어서인지 꼭 모형같다는 생각도 들고...
부분부분 말라있어서 분무기로 습기를 주어가면서 해부를 했는데...
말라있는 부분은 마치 육포가 연상되었고..
촉촉한 부분은 장조림같다는 느낌을 주었다.
마음껏 해부해보라는 말에 해부를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는 우리들은..
정말 우리맘대로 해부를 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서 근육이 뜯기는 소리가 들려오고...(ㅡ.ㅡ;)
참..고인에게는 죄송스럽게도 그다지 숙연하지 못한 분위기에서 해부가 진행되었다.
호기심 많은 몇몇 수강생들로 인해..
카데바는 그다지 보기 좋지 않게 마무리 되었다.

둘째날은 척추뼈 뒤쪽을 제거하고 척수를 들어내는 작업을 하였는데..
망치와 정을 사용하였기 떄문에 여기저기 살점과 뼈조각들이 튀었다.
나는 첫날 너무 많이 만졌기 떄문에 둘째날은 정말 만지기가 싫어서..
얌전히 캠코더로 촬영만 하였는데..
하필 내 머리로 카데바 조각이 튀어 무지하게 불쾌했다.
우리조가 가장 빨리 척수를 적출해내었는데..
첫날과 달리 다들 무지 과감하게 덤비는 것이 흥미로웠다.

뇌도 해부해볼 수 있었는데...
해부용칼이 비싸기 때문에 식칼을 사용하여 단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카데바와 달리 뇌는 비싸서 달랑 두개만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잘 살펴보지 못했다.

상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교육이었는데...
그래도 정말 한번 해볼만한 교육이었던거 같다.
뭐..또 들으라면 그떈 좀 생각을 해봐야겠지만...ㅋㅋ
하지만 내가 언제 이런 해부를 해볼 수가 있을까..
상당히 운이 좋았던거 같다.
사실 이런 교육이 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직도 카데바들이 눈앞에서 아른아른...ㅡ.ㅡ;
촬영한거 더빙도 해야하는데...
그다지 다시 보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잊어버리기 전에 빨랑 정리해놔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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